2024년 내내 기술주가 헤드라인과 투자자 관심을 독점했지만, 2025년에는 예상치 못하게 에너지주가 조용히 선두로 나섰습니다. 엔비디아, 메타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엑슨모빌, 셰브론, 쉘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들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MSCI ACWI 에너지 지수는 1분기 말 기준 약 9% 상승한 반면 S&P 500은 약 4% 하락했습니다.
2025년 1분기 성적: S&P 500 vs MSCI ACWI 에너지 지수

출처: FE 애널리틱스. 모든 지수는 달러 기준 총수익률.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음. 데이터 기준: 2025년 7월 8일
이 조용한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일시적 변동인가, 지속 가능한 흐름인가?
주목받지 못했던 에너지주의 반등: 가치주로의 전환
이 흐름은 단순한 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고평가된 기술주를 추격하던 투자자들이 안전성, 수익 창출, 가치 투자로 눈을 돌리며 발생한 광범위한 자산 전환의 일환입니다.
기술주 호황기에 뒤처졌던 에너지 기업들이 저평가된 주가수익비율(P/E), 튼튼한 재무 상태, 실질적 수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지속과 성장 전망 흐릿해지자 '구경제' 주식이 빛을 발한 것입니다.
탄탄한 기초체력이 주도하는 상승
에너지 대형주들은 최근 몇 년간 실적 호조를 이어왔습니다. 원유 가격이 2022년 최고점에서 하락했음에도 엑슨모빌 등은 건전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주 보상에 나섰습니다. 2023년 엑슨모빌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8%를 기록하며 자본 효율성을 입증했습니다.
배당 수익률도 두드러집니다. 엑슨모빌의 현재 배당 수익률은 3.3%로 S&P 500 평균(2% 미만)을 상회합니다.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포트폴리오가 해당 섹터로 유입된 주요 동인입니다.
평가 측면에서도 매력적입니다. 많은 에너지주의 P/E 비율이 한 자릿수에서 10대 초반으로, 기술주의 20배 이상 대비 저평가되어 불확실성 시대 '안전 마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거시경제적 호재: 인플레이션·금리·자산 재편
10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금리와 완고한 인플레이션 속 투자자들은 자금 배분 전략을 재점검 중입니다. 미래 수익에 의존하는 성장주는 고금리 환경에서 할인율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지만, 에너지주는 실질적 현금 흐름을 제공합니다. 특히 국채 수익률 5% 시대에 에너지주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고금리·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에너지주는 고평가 기술주보다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리스크: 순항만은 아니다
에너지 섹터도 위험 요인이 존재합니다. 2025년만 해도 원유는 1월 80달러 돌파 후 5월 60달러 하회, 중동 정세로 재반등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청정에너지 전환 추세는 지속됩니다. ESG 원칙을 준수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화석연료 기업을 기피할 수 있습니다. 원유 수요가 당장 사라지진 않겠지만 장기적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최종 요약: 에너지주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에너지 섹터는 눈에 띄지 않지만 2025년 조용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탄탄한 현금 흐름, 매력적 배당, 저평가, 거시적 호재가 변동성 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게 했습니다.
모든 투자자가 올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익 창출과 다각화를 중시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 시 에너지주는 재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